참, 대학시절 제일 부러운 것이 세브란스 의대 전용 테니스코트였다. 백양로 입구의 코트에는 의대생들과 교수진이 말쑥한 유니폼을 입고....게다가 코트 옆 게시판에는 의대생들의 현악사중주 공연 안내, 공부도 잘해 의대에 입학학, 운동도 잘 하고 음악도 잘 하고,,,
나는 그 백양로를 4년 내내 데모만하다 지명수배를 피해 시골 할하버지 댁으로 피신했었다. 다시 사상계 앞 화보에는 표정없는 내 젊은 날을 엿 볼 수 있다. 한일회담 반대를 하며 일본어를 수강해야 하는 고민도 있었지만 학점은 잘 나왔다.

암튼, 첫직장은 월급이 퇴직할 때까지 3만원이다. 금 한 돈에 3000원 하던 시절이다, 그래도 직원들의 옷 차림은 반듯했다.

새로 생긴 의과대학 부설 빈 병실은 직원들의 고스톱 방으로 호화판이다, 특히 본부 과장님들이 함께핳 때는 급이 격상됐다. 도서관 뒤의 김치 항아리는 도서관 직원들의ㅡ전용이다.

의과대학 병원에도 전용 테니스코트가 있지만 그림의 떡이다, 우리는 점심시간에 의과대학 4층 옥상에서 정구(소프트볼)을 했다. 자칫 옥상 밖으로 떨어지면 하체근육강화훈련... 운동복도, 테니스화도 없이 그냥 한일라캣 하나로 즐거움은....

새로 부임한 도서관장은 위상수학이 전공인데 우리나라 고고학 특히 첨성대에 관심이 높아 신동아에 논문능 기고할 때면 내게 교정을 의뢰하고는 했다.일본 유학으로 한글이 어눌해서....교정료는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자만,..

당시 종로 YWCA에서 봉산탈춤 강습에 함께가는 것이 별도의 즐거움이었다. 봉산탈춤의 춤사위 중 먹중 춤 사위를 처음하면 몇 일간 허벅지 근육통에 시달렸다.

결국 인간문화재 고 김선봉 선생님 지도로 대학에서 축제 때 봉산탈춤 공연을 하기로했다. 강사료는 없던 시절. 나는 직원으로 라면과 뒷풀이 술 값을 대야했다. 건축과 1학년이 동생. 8먹중 가운데 하나. 지금은 LA 홀애비가 됐지만.

공연은 야외공연의 반대로 실내공연과 노천극장 공연으로 자위를 했다. 이 일정으로 아내와의 결혼이 2 개월 정도 늦어졌다.

여름이면 국립극장에서 피리 무료 강습에도 참가했다. 당시에는 우리 문화의 보급이 우선이라 무료 강습이 많았다.

1212 사태이후 우리나라의 핵무기개발은 미국의 엄청난 압박을 받아 결국 우리나라 국내 최초 800여명의 구조조정 강제 퇴직이 3 개월만에 집행됐다.

관사에서 쫓겨난 나는 수원으로 인천으로 구직을 하러 다녔다. 자가용도 없던시절.

다해이 인천교육대학에 3월부터 출근을 하게됐다. 교육공무원의 세계는 그 이전의 분위기와 달라도 많이 달랐다. 5급 과장 선생의 수장은 그야말로 무소부재. 진급예정자들은 직장 근처의 여관으로 출근하여 진급시험 준비....그러니 걸핏하면 회식으로 보은은 해야하고.

그러는 사이 대덕연구단지의 한 연구소에서 취업 제의가 왔다. 지금으로 말하면 기관장의 특채. 기관장은 내 중학교 은사였다. 그리고 교회 장로니, 악연은 그렇게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