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운동을 포함한 모든 신체활동을 하면 몸 속에서 활성산소가 생긴다. 신체활동을 많이 하면 할수록 더욱더 그 양은 많아진다. 활성산소의 자동차의 배기가스 같은 것으로 우리 몸의 단백질, 지방, 염색체 등을 산화시켜 녹쓸게 만들어 노화를 촉진한다. 그러면 사람이 활성산소가 발생하지 않는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어떻게 될까?

진화적 관점에서 노화는 유전, 환경 등의 다양한 원인 때문에 우리 몸의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는 것이며 특히 활성산소가 노화의 주범이라고 말한다. 사람이 들이마시는 산소 가운데 1∼4%는 인체에 유해한 활성산소로 남게 되고, 이것이 특정 단백질과 결합해 염색체를 파괴하는 게 노화라는 것이다.

세포가 영양소를 에너지인 ATP로 바꾸는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세포 안에서 배터리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를 파괴하면, 이때 다른 미토콘드리아가 분열해 빈 자리를 채워주는 과정에서 변이가 일어나고 변이된 미토콘드리아가 쌓여 세포가 죽는 것이 노화현상이다. 모든 세포의 미토콘드리아를 복구할 수 없기 때문에 노화의 정복은 힘든 이유다.

어떤 동물이든 운동을 하면 몸 안에 활성산소가 발생하게 되는데,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물징인 비타민 C와 E를 듬뿍 섭취한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활성산소의 발생이 줄어들게 된다. 쥐를 이용하여 이런 상황을 만든 상태에서 시행한 실험 결과, 활성산소가 생기기 어려운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운동 효과가 저하된다. 즉 혈당치가 잘 떨어지지 않거나 심박수가 잘 오르지 않았다고 보고되었다.

스웨덴의 의학연구관이 카롤린스카 연구소에서 사람이 활성산소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을 하는 실험을 한 결과, 쥐에서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운동 효과가 줄어들었다. 즉 활성 산소는 인체에 해롭지만, 아주 없으면 운동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는 말이다. 해로운 것이라도 조금은 있는 것이 장수에 도움이 된다.

운동을 하면 심장에서도 부하가 걸리지만, 그런 스트레스 덕분에 심장 근육 또한 점점 단련된다. "우리는 심장병 유전 집안이라 운동을 하면 큰일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사람들이 운동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말이다. 보약도 지나치면 몸에 해롭지만, 독약도 잘만 쓰면 죽어가던 사람도 살릴 수 있다는 이치가 바로 이것이다.

운동을 하면 혈액순환이 좋아지면서 신장, 간, 그리고 폐의 기능도 향상되기 때문이다. 또 운동을 하면 분자생물학에서 노화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염색체 끝에 달린 텔로미어의 길이의 단축 속도도 줄일 수 있어서 노화를 막는데 장수의 두 마리 토끼를 운동 하나로 잡을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다.

가장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노화를 늦출 수 있는 방법은 식이요법.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면서 식사량을 30∼50% 줄이면 수명이 평균 30%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운동은 이런 식사 열량 제한과 마찬가지로 7종의 장수 유전자들을 활성화시킨다. 그리하여 대사증후군이 아닌, 그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도록 돕게 된다.

또 몸 안에 열량을 저장해 놓으려는 인슐린의 작용을 비활성화시키고, 내장지방을 태우는 효소의 작용을 활성화시켜 좋은 미토콘드리아가 근육 안에 많이 만들어지고, 그 결과 운동 능력이 향상된다. 또 내장 지방이 감소할 때 지방세포에서 만들어지는 좋은 호르몬의 일종인 이디포넥탄이 혈액 속에 한꺼번에 출현하여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유전자나 줄기세포의 노화를 막는 유전자들 역시 활성화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