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운동을 하시라고 권하면 웃으며 "지금 내 나이가 몇인데 새삼스럽게 운동을 해요?"라고 되묻는 분들이 있다. 혹시 지금 40~50대거나 60~70대인데 '운동하기 너무 늦지 않았을까’라고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세상 변화에 둔감한 시대착오적 사고 방식이다. 지금은 백 세 건강을 지향하는 시대이고 건강의 비결은 운동에 있기 때문이다.

영업을 하거나 물건을 파는 등 신체 활동량이 많은 직업을 갖고 있으면 일을 하는 것이 자투리 운동을 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자투리 운동은 몸을 움직여 주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문제는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있다. 이런 사람들도 하루에 2, 3번씩 앉았다 일어서기, 줄넘기, 계단 오르기, 팔굽혀펴기 같은 운동을 10~15분 동안 골고루 반복하면 충분한 운동 효과가 있다.

이런 자투리 운동은 평소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중에서 몸을 움직이고 에너지를 소모하기에 적당한 것이라면 어떤 형태의 활동이든 좋다. 가정에서는 TV리모컨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 운동량이 2배로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며, 엘리베이터를 2층 정도 미리 내려서 계단을 이용하거나, 되도록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훌륭한 운동 방법이다.

마스터즈 마라토너들 중에도 마라톤 대회에서 완주한 다음 날 아침에 가벼운 달리기를 통해 회복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완주 후 그냥 편하게 쉬는 것보다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혈액 순환을 좋게 하여 회복에 더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대회가 있거나 없거나 똑같은 일정으로 꾸준히 운동을 해야 기초 대사량과 근육량이 유지돼 비만을 예방하고 기량을 높일 수 있다.

운동은 하나의 생활 습관이다. 누구나 매일 빠르게 걷거나 뛰는 유산소 운동부터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나서 일상 업무를 시작한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관계 없이 매일같이 운동을 하는 것이 건강한 생활 습관이라 할 수 있다. 운동량만 다를 뿐이지 누구나 운동이 하나의 생활 습관이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달리기가 건강에 유익한 운동이라는 점은 반박할 여지가 없다.

활동량이 적고 가벼운 강도의 운동은 운동량이 적기 때문에 당장 효과가 나타날 수는 없다. 조급증은 중년의 몸짱 도전을 좌절시키는 아주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젊었을 때와는 달리 중년의 근육은 살아나는 데 더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도 불구하고 몇 번 운동을 한 뒤 힘만 들고 생각했던 것만큼 근육이 붙지 않는다며 포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개인차는 있지만 최소한 8~12주 이상 꾸준히 운동을 지속해야 근육이 운동에 맞게 변화하여 적응하게 되고 6개월은 넘겨야 어느 정도 운동에 적절한 근육질 몸매를 가질 수 있다. 즉 새해 계획으로 시작해야 지금 같은 여름철 해수욕장 바닷가를 가슴을 펴고 활보하며 다닐 수 있다는 말이다. 또한 6월에서 1년 정도 지속하다보면 생활 습관으로 굳어져 그때부터 자동적으로 체중을 유지, 감량하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물론 아무리 열심히 운동을 하더라도 음식 조절이 안 되면 모든 게 헛일이 될 수도 있다. 근육 만들기에 앞서 뱃살을 빼야 하는 40대는 우선 식사를 제 시간에 규칙적으로 해서 혈당과 대사가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지방 축적을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 제 시간에 식사를 하면 군것질도 필요 없어진다.

일단 뱃살 줄어들기 시작했다면, 이제부터는 저지방 우유, 닭가슴살, 고구마, 브로콜리, 사과나 토마토 등을 풍부하게 먹으면서 근육 만들기에 나설 차례다. 그리고 무슨 형태로든 즐겁고 손 쉬운 운동을 매일하는 습관을 유지하여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달리기는 칼로리를 소모시켜 체중 조절에 도움을 주고, 몸의 전반적인 기능을 향상시키며 심장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의 발병 위험을 떨어뜨리며, 매일 5분씩만 달려도 수명이 연장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달리기를 하는 중이나 하고 난 뒤에는 기분을 좋게 만드는 신경 전달 물질인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이 지속적으로 분비되어 기분을 개선시키고 숙면을 취하게 하고 스트레스 수치도 떨어뜨린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