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시대에는 우리 사회에 운동만하는 친구들을 보면 어른들이 강력한 체력과 날카로운 두뇌는 뭔가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들을 하신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 때는 "공부해서 남주나?"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했던 시기였고, 부모들이 자신들이 배우지 못한 데 대한 자격지심이 상대적으로 아주 강하던 때였다.

하지만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국민들의 학력이 높아지고, 세상이 글로벌화되면서 이러한 생각은 심각하게 잘못된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 일차적으로 공부 잘 하는 것이 인생을 책임지지 않으며, 사람의 지능을 향상시키고 나이가 들어서도 이런 지능을 유지시키는 최고의 방법이 운동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나온 연구에 따르면, 정원 가꾸기와 같은 적당한 운동을 즐기는 노인들은 인지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반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주일에 서너 번씩 가볍게 걷기를 하는 노인들은 집중력과 기억력 테스트에서 더 좋은 점수를 얻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운동이 지능에 도움이 되는 것은 노인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를 이용하는 대신 걸어서 학교에 등교하는 어린 학생들은 집중력이 더 뛰어나고 시험 성적도 더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바쁘거나 귀찮다는 구실로 "3보 이상 승차"를 외치는 사람들이 많다. 자동차는 걷거나 자전거, 버스나 기차로 갈 수 있는 곳의 한계를 넘을 수 있게 해 주며, 일정에 맞게 경로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한다. 그럴 수록 나 자신을 승용차의 노예로 만들어 가고 있을 뿐이란 사실을 생각해 봐야 한다.

자동차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사는 삶도 있다는 사실 자체를 생각하지 못하게 된다. 차가 없거나 어떻게든 차편을 구하지 못하면 속수무책으로 발이 묶일 수 밖에 없다. 차에 의존하지 않을수록 역설적으로 이동이 더 자유로우며, 이런 이동의 자유가 나에게 얼마나 큰 이익을 주는지 놀랄 만한 사실을 알게 된다.

현대 사회의 많은 부분이 꽉 짜여 돌아가고, 이렇게 자동차와 현대 문명에 중독되면서 걷기나 달리기 같은 신체 활동이라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이고 건강한 본성을 잊어가고 있다. 내가 달리는 이유는 그저 달리기가 좋아서다. 장거리 달리기라거나 인터벌을 해서라거나, 아니면 달리기가 나의 유일한 야망이어서가 아니다.

여름에 분수대 연못이나 계곡 물 속에서 신나서 팔짝거리고 뛰는 아이들처럼 그저 달리기가 좋아서 달릴 뿐이다. 길고 모험 같은 달리기라는 낯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때 어느 정도 걱정과 두려움은 있을 수 밖에 없고 조심해야 하는 것도 분명하지만 기본적인 접근 방식은 집중과 알아차림, 그리고 이완이다.

운동을 하면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뇌로 가는 혈액 공급이 촉진됨으로 산소도 더 많이 제공하게 돼 뇌가 생각하는 에너지를 얻는데 도움을 주고, 이런 과정을 과정을 통해 뇌 신경세포의 성장을 촉진하고 뇌의 전반적인 건강에 중요한 신경전달물질과 성장 호르몬을 분비도 원활하게 하여, 집중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다.

내적 성찰과 의식 모두에서 끝까지 주의를 기울이려고 노력해야 하고, 잠재적으로 위험한 달리기를 하는 것은 안 되겠지만, 도전은 해야 한다. 걸을 수 있는 곳에 살지 않더라도, 이사를 가지 않더라도 약간의 창의력을 발휘한다면 계단을 이용하거나 최대한 먼 곳에 주차하거나 한 정거장 먼저 내리는 등 일상 생활에서 걷거나 달릴 수 있는 가능성은 많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