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과연 독인가? 약인가?

술을 좋아하는 나.
일주일에 적어도 2~3일은 어떤 이유로든지 술을 마셔왔었다. 그러나 최근 새로 재미를 붙이게 된 달리기를 알고 난 이후부터는 술마시는 기회가 엄청 줄어 들었다. 좋아하는 술좌석인만큼 취하도록 마시는게 지금까지의 취향있었고, 그로인해 다음날 달리고 싶어도 달릴 수 없는 일은 빈번히 생겼다. 설령 달리게 되더라도 엄청 힘이 드는 것까지는 참아 줄만 하지만, 주행중에 전날 섭취한 것을 재확인 하고싶어 지는 단계까지 경험하고 나면, 소위 절제와 자제라는 것이 몸에 습득하게 되는가 보다.

어제저녁에도 회식이 있었는데, 삼겹살보다 맛있다는 오겹살집에서 쇠주와 함께 어우러진 회식자리가 있었다. 구수하게 익어가는 오겹살의 냄새, 거기에 곁들여 지는 알콜의 향기는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미쳐 익기도 전에 젓가락으로 찜을 해두는 소동까지 벌어지곤 했다.

헌데, 난 어떡하라고~~~
춘마 D-2! 식이요법도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수요일오후 무급수 무휴식 달리기로 글리코게을 고갈시킨 다음, 적어도 목금토 3일만은 탄수화물식으로 글리코겐로딩을 해보자는 전략이라고까지 말할 수도 없는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악물고 참았다. 미리 밥한공기와 된장을 주문하여 해치운뒤, 맛있게 먹고있는 동료들의 입만 쳐다보면서 침만 흘리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문제는 쐬주. 한순배씩 돌아가자 점잔하게 시작되었던 대화의 톤이 높아지기 시작하고, 발음도 한글에서 영어식으로 조금씩 바뀌어가는 단계. 이단계가 되면 너 나 할 것 없이 술잔을 돌리기 시작한다. 한쪽 끝편에 앉아 있던 사람도 일부러 다른쪽까지 술잔과 술병을 들고 와서 권하거니 받거니....
난 그때까지 정말 이를 악물고 참았다. 30km를 달린 것 보다도 더 힘들게 느껴지는 고통을 참아냈다.
하지만 역시 그 벽은 너무 높은가 보다. 그래서 한잔(?)을 마셨다. 그리고 엄청 후회했다. 한시간쯤 지나서 소면 한그릇으로 부족한 배를 채우면서, 마시길 잘했다고 위로했다.

이와같이 무수한 애주가들이 달릴때 가장 문제시 삼고 있는 술. 그 술은 과연 마시는 것과 안마시는 것 중 어느쪽이 건강에 좋은지?
어떤 사람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술은 만병통치약"이라고.
심지어 어떤 질환이 있어서 병원을 드나드는 사람에게 조차 술은 마시면 효과가 있단다. 다만 마시는 양이 문제가 된다고 한다. 하면 그 양은 어떻게 결정되는지?
소위 "J-curve"를 주장한다. X-Y자표상에서 종축은 위험도. 횡축은 술을 마시는 양으로 놓고 볼때 "J"의 형태를 취한다는 것이다.(단, 이것은 미확인 정보임)

1) J자의 시작점 : 전혀 안마시는 점
2) J자의 가장 밑부분 : 약간 마시는 점으로 최대의 효과가 있다는 점 = 약(藥)
3) 다시 올라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점 이후 = 독(毒)

즉, 전혀 마시지 않는 것 보다 약간 마시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일정량을 넘어가면 급격하게 좋지 않은 쪽으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2)번 지점은 제각가 다르다는데, 그것은 많은 시행착오를 통하여 각자가 알아내야 할 점이라고 생각된다. 애주가이면서 달리기에 중독된 나같은 사람들은, 달리기에서 기록단축을 위해 훈련하는 양만큼 J-curve의 藥이 되는 점을 X-축의 큰값쪽으로 키워 볼려고 많은 시도를 할 것이다.

어쨋튼 난 어제 최대의 효과를 보이는 점까지, 즉 약을 섭취하였다. 따라서 춘천 달리기에서도 좋은 결과로 연결 될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