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런은 한 마디로 어떤 면에서는 평지 달리기와 다른 것이 전혀 없다. 자동차가 다닐 수 없는 대자연과 일대일의 달리기를 통한 만남이다. 최근 우리 나라에서도 산길 달리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주자들의 수 또한 획기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산길 달리기가 육상 크로스 컨트리 달리기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다. 비슷하지만, 엄격히 구분한다면 크로스컨트리는 사전에 정비된 주로를 달리지만, 트레일런은 크로스 컨트리 경기와 비슷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높은 장애물이나 깊은 웅덩이, 위험한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 인적없고 길없는 산길을 달리기도 하는 경기다.

트레일 런은 균형감과 신체 동작의 조정력, 근력을 향상시키고, 순간적인 자세를 유지하게 하며, 균일하지 않는 울퉁불퉁한 지면을 달리면 더 많은 카로리가 소비된다. 산에서 달릴 때는 항상 다음 발자국을 어디에 놓을 것인지, 또 다음 언덕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데, 이것이 트레일런을 재미있게 만든다. 또 산길 달리기는 평지 달리기보다 하체의 근육이나 힘줄이나 관절에 가는 부담을 더 많이 줄여주기 때문에 과사용 손상의 위험이 훨씬 낮다.

산길을 달리러 갈 때는 가능하면 친구나 개를 데리고 가고, 가족들에게 달릴 코스를 알려주고,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서 휴대전화를 지참해야 한다. 사전에 지도를 보고 코스를 숙지해야 할 뿐만 아니라 지도상의 코스를 벗어나면 안된다. 물과 에너지겔, 그리고 가벼운 자켓이 가방에 있어야 한다. 모자와 장갑. 그리고 선글라스도 필수적인 준비물이다.

산길을 달릴 때는 평지 달리기에 비해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조금 더 넓게 벌리게 되고, 발은 작은 바위나 나무 뿌리에 걸리지 않기 위해 조금 더 높이 들고 경우에 따라서는 장애물에 걸리지 않기 위해 좌측이나 우측으로 껑충껑충 뛰기도 해야 한다. 그래서 다음 발을 디딜 자리를 확인하기 위해 눈은 항상 3보 정도 전방을 바라보면서 다름 너댓 걸음을 뗄 정도의 길이나 지점을 확인해야 하는데, 이것이 오히려 자연경관을 바라보도록 유혹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경치를 바라볼 때는 반드시 걷거나 잠깐 멈추어 서서 구경하고 다시 달려야 한다. 바로 앞을 항상 주시해야 한다는 점이 또 달리는 순간에 집중할 수 있게 하여 편안하게 만들어 러너스 하이에 빠져 자신이 달린다는 사실 자체도 만각할 수 있게 된다.

평지에서 달리는 것처럼 똑같은 속도로 달릴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 말고, 산길에는 여러가지 장애물이 많기 때문에 속도를 줄여서 산길에 맞은 지속주를 하는 것이 좋다. 즉 때로 오르막 언덕길에서는 좁은 보폭과 빠른 보속이나 파워워킹의 자세로 걸어서 올라가면 금방 정상에 올라서게 된다. 내리막길과 능선의 평지에서는 보폭을 크게하여 달릴 수도 있으며, 특히 내리막길에서는 상체를 조금만 앞으로 숙이고 양팔을 조금 더 벌린 채 몸에 힘을 빼고 뒤꿈치를 끌듯이 빠른 보속으로 달리면 마치 새가 날아가듯 빠른 달리기를 즐길 수 있는 나름의 적당한 속도를 발견할 수 있다. 거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간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다.

산에서 달릴 때는 꼭 트레일화를 신는 것이 발을 깊게 감싸 안전하게 발과 발목 관절을 안정시켜 보호하며 넓은 바깥창 때문에 저항력이 강해서 미끌어지거나 비틀리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트레일화는 안정화의 기능은 상당히 보완이 된 반면에 큐션능력은 약하기 때문에 다른 등산화처럼 포장도로에서는 신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그러나 나는 겨울철 눈이나 얼음이 얼었을 경우에 한해서 한강 둔치 자전거 길에서도 트레일화를 신고 운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또 좁은 산길을 함께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추월을 할 때는 인사예절이 중요하다. 뒤에서 큰 소리로 "안녕하세요? 죄송하지만 우측(혹은 좌측)로 추월하겠습니다."라고 알려주어 서로의 불필요한 감정 악화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한 에티켓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산길 달리기는 힘들면 되지 않고 즐거워야 평소의 평지 훈련과 결합하여 상호보완적인 자극을 주게 되어 더욱더 강해진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