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 중에는 앉자마자 내게 자신이 일주일에 얼마나 많는 운동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부터 먼저 보고를 하는 분들이 계신다. 그 분들의 활달함과 자신감을 대할 때마다 내 자신의 기분이 행복해진다.

나는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 뿐만 아니라 방문자들 모두에게 예외없이 꼭 묻는 한 가지가 있다. "하시고 있는 운동이 있으신가요?" 있다고 하면 어떻게 하고 있는지, 내가 조언해줄 부분이 있는지 알아보고, 없다고 하는 분들에게는 "어떻게 그렇게 용감하세요?"라는 질문과 함께 운동의 필요성을 설명한다.

우리가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중에 나이들면서 느끼는 이전과 다는 심신의 변화들이 대부분 규칙적인 운동부족과 관련이 있다. 피로감이나 우울감, 잠이 안오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경험, 뱃살이 늘고 몸이 예전같지 않은 느낌, 혈압이 오르고 당뇨가 생기고, 암이 발병하거나 몸이 쇠약해지는 느낌 등등..

일주일에 3~4일, 한번에 30~40분 정도의 약간 숨이 찰 강도에서 규칙적으로 하는 어떤 운동이든 신체활동을 유지하면 시작한 나이에 관계없이 힘, 신체조정력, 유연성, 민첩성, 정력같은 기준들이 70대 노인이 앉아서만 생활하는 20대 청년보다 훨씬더 뛰어나며 장수 가능성 또한 너 높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생물 뿐만이 아니라 우리 신체기관도 '용불용설(用不用說)'에 따라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있어서 계속 사용하는 기관은 대를 이어서 발달하지만 사용하지 않는 근육은 약화되어 소실되는 퇴화과정을 밟게 마련이고, 나이들어 힘이 없는 쇠약감은 나이든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근육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오는 것이다.

생리학적으로는 '비사용증후군'이라 하여 신체를 많이 움직이지 않으면 몸 전체의 생리가 근본적으로 위축되면서 심혈관계가 가장 많이 약화되고, 근골격계가 허약해지며, 비만이 생기면서 우울해지고, 조기 노화가 진행된다. 새로운 근육을 만들거나 기존의 근육을 강화시켜 주는 운동만이 인생을 최대로 열심히 살 수 있는 신비스런 불로초 같은 보약이다.

바빠서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사람들은 조만간 아플 시간을 내거나 아파서 병원에 갈 시간을 내야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경험으로 알 수 있듯이 힘들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것이 우리의 인지상정이기 때문에, 몸은 움직이지 않으면 않을수록 점점 더 움직이기 힘들어진다.

괴짜, 기인, 이단자 없이는 세상은 발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 있다. 건강에 집착해서 유기농 자연식품 외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미친듯이 운동하면서 정크푸드를 먹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안색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 누가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독립적인 움직임을 포기하고 싶을 것인가? 나이들면서 치매에 걸리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누가 배우자나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싶겠는가? "이미지가 망가질까 봐 죽지도 못하겠다"고 하시는 분도 계신다.

진료실에서 지팡이나 휠체어에 의지해 겨우 겨우 움직이면서 왜 빨리 자신을 데려가지 않는지 미치겠다는 분들에게도 운동을 하라고 권한다. 하다 못해 아령이라도 드시라고.. 몸이 왕국이라면 운동은 왕이고 영양은 여왕이다. 왕과 여왕이 함께 있어야 왕국이 번창할 수 있다.

의사가 멋있게 보이는 골프나 여행보다 민소매 셔츠와 짧은 팬츠 차림으로 거의 전신의 빈약한 몸매를 드러낸 채 대로를 달리는 이유도 달리기가 건강하고 오래 사는데 가장 좋은 운동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기 때문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단풍이라도 햇빛 없는 구름낀 날은 빛나지 못하듯이 운동하지 않아 활력을 잃은 신체는 아무리 많은 능력과 지혜를 가졌더라도 빛날 수 없는 법이다. 인생은 짧지만 그나마 건강해야 행복하고 명예로운 삶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