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대회처럼 개인기록으로 성적을 결정하는 운동도 페이스메이커처럼 경쟁 동료가 옆에 있으면 자연적으로 의지가 되고 위안이 된다. 자신의 운동 흐름을 깨지 않는 선에서 상대와 보폭을 맞추고, 둘 사이의 우정에 금이 가지 않는 사교적인 시간도 가질 수 있다.

달리기 운동을 하는 목표는 주자마다 다르다. 체중감량이 목표인 사람도 있고, 기록 향상이 목표인 사람도 있다. 사람마다 운동하는 동기와 목적이 다르다는 의미다. 그런데 친구와 함께 운동하다보면 자신의 목표보다 상대의 목표에 맞춰줄 때가 많다.

가급적 운동 파트너를 선택할 때는 엇비슷한 실력을 가진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좋지만, 실력 이 자신보다 뛰어난 주자와 함께 달리면 운동을 열심히 하는 동기가 생기고, 실력 향상 속도도 빨라지는 이점도 있다.

좋은 운동이란 개인의 컨디션과 상황에 따라 매번 달라지기 때문에 친구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수도 있고, 기분이 저조한 상태일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친구가 자신의 현재 상태에 맞춰 운동하도록 내버려 둘 필요도 있다.

친구의 운동실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이를 억지로 쫓아가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오버페이스가 지속되면 부상을 입거나 운동에 대한 흥미를 잃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운동실력이 뒤처진 친구를 옆에서 보조를 맞춰주는 것도 일종의 운동이 된다.

경사로를 오를 때 치어리더처럼 응원을 해줄 수도 있고, 정확히 km당 주파 시간을 일정하게 이끌어줄 수도 있으며, 자신만의 운동 비법을 전수해 주는 등 상황에 따라 재미있게 이끌어 주면서 함께 발전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친구와 함께 운동을 하면 시계를 보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냥 호흡이나 심박수 등 몸으로 느끼는 강도에 집중해서 친구와 적절한 운동 목표를 공유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달리기 훈련을 하고 있으면 이를 바라보는 달리지 않는 사람들의 눈에는 아주 빠르고 경험도 많은 주자라고 착각하고 물어보기도 하는데, 사실은 초보자을 경우도 더러 있다. 마라톤은 대회에서의 완주가 목표이지 속도는 문제가 아니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거북이를 동정하는 사람은 없다. 거북이의 끈질김과 노력을 높이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마라톤 대회에서도 거북이가 된다고 해서 패배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모든 일을 바라볼 수 있는 긍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