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다양한 스트레스에 적응하며 신체나 정신적으로 굉장한 업적을 달성할 수는 있지만, 중요한 마라톤 대회를 앞두고 무리한 훈련을 하다가 부상을 당해 괴로움을 호소하는 주자들이 많다. 인체가 다양한 능력이 있고 강한 훈련도 견딜 수 있다고 하더라도 스트레스가 강한 한 가지 일에 장시간 적응하는 능력은 부족하다. 강한 만큼 부러지기도 쉬운 것이 우리 인체라는 것이다.

올림픽 마라톤 선수들의 연구에서 보면 마라톤 선수들은 제한된 수(4-6회)의 마라톤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으로 보이고, 올림픽에서 우승하기 전에 평균 3.1회의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을 뿐(손기정 선수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황영조 선수는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우승하기 전에 3회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이다. 짧은 기간에 좋은 성적을 많이 낸 선수들은 그만큼 선수생명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 통계가 의미하는 바는 아무리 유전적으로 우수한 장거리 달리기 선수라 하더라도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있는 기간은 기껏해야 2-3년뿐이라는 이야기이다. 미래의 올림픽을 대비하여 마라톤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서는 현재 국내 마라톤 대회 참가자 중에서 대상자를 물색할 것이 아니라 마라톤을 한번도 뛰어보지 않은 10000m 선수 중에서 선발하여 훈련을 시켜야 올림픽에서 우승할 가능성이 더 많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훈련을 열심히 해야 하지만, 모든 운동을 끊임없이 열심히 할 수 없으며, 몸이 회복할 수 있도록 휴식시간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강도 훈련의 최적의 양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는 것이 없지만, 엘리트 선수나 일반 마스터스 주자나 너무 많이 훈련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많은 주자들이 자신들이 훈련해야하는 정도의 양을 견디기 위해서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훈련을 한다는 것이다.

가장 성공적인 주자들은 경쟁자들이 필요하다고 믿는 운동량보다 더 적지만 꾸준하게 하는 사람들이다. 엘리트 선수뿐만이 아니라 일반 마스터스 주자들도 오랫동안 자신의 달리기 역량을 유지할 것인가 짧고 굵게 눈부신 주자생활을 즐길 것인가를 달리기 생활 초기에 결정해야 한다.

매일 매일 우리가 직면하고, 시험당하는 사실이 바로 우리의 신체적 능력은 유전적인 소인과 무관하게 한정되어 있다는 현실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되시길 빕니다.
지구사랑 달리기 클럽/달리는 의사들 이동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