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라고 하면 하체 중에서 무릎 아래로 발목까지의 정강이와 종아리 부위를 일컫는다. 정강이와 종아리 부위는 발과 무릎에 비해 구조가 복잡하지도 않고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있을 필요가 없는 구조물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많은 주자들이 아직 몸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달리기를 처음 시작할 때 가장 먼저 경험하는 것이 다리의 불편감이다. 평소의 달리기로 몸이 단련된 주자라 하더라도 자신의 현재 몸의 상태를 벗어난 센 강도로 훈련을 하면 다리에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달리기 관련 흔한 불편감 중에서 종아리 땡김증상이 두번째로 많으며(가장 많은 것이 무릎 통증으로 슬개대퇴 통증 증후군이고, 셋째는 장경인대마찰 증후군), 정강이 통증이 네번째, 아킬레스건 염, 뒤꿈치 통증 으로 이어진다. 운동 중 다리통증의 원인은 60%가 훈련상 실수 때문으로 가장 많고, 너무 많은 훈련량(너무 많은 거리를 달리는 것)이 29%로 두 번째 원인이 된다. 여기에는 운동강도, 주로의 상태나 코스, 그리고 경사도의 급격한 변경, 신발의 큐션 상태나 신발내 충격흡수물질의 보존상태, 스트레칭이나 근력강화를 등한히 하는 것 등이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1km를 달리는 동안 종아리는 약 1,000번 정도 뒤꿈치를 들어올려야 하고, 정강이는 발의 아치를 지지하고 발가락을 들며 충격을 흡수하여야 한다. 달리기 동작의 전방추진 움직임 때문에 다리의 뒤쪽 근육이 앞쪽 근육에 비해 더 발달하면서 앞뒤 근육사이에 근력의 불균형이 초래되고, 그 결과 종아리 땡김, 내측 경골 스트레스 증후군, 스트레스성 골절, 구획증후군같은 병적인 부상들이 유발된다.

강한 달리기 직후에 나타나는 과사용에 의한 급성 증상은 주로 젖산같은 생화학적 대사산물들의 축적이나 근육빈혈에 의한 저산소증 때문이며, 이런 불편감은 규칙적으로 훈련을 반복함으로써 생리적 적응이 일어나 몸이 만들어지면서 호전될 수 있으며 더 멀리까지 달릴 수 있게 된다.

몸에 익숙하지 않는 운동을 한 후에 근육이 아프거나 굳어지는 지연성 근육통은 과사용의 지연성 반응이다. 달리기에서 한 발을 옮길 때마다 허벅지 앞쪽의 대퇴사두근과 종아리의 비복근에서 신장성 근육수축이 일어나는데, 내리막 언덕 달리기에서 발을 착지할 때마다 체중의 3~5배 이상의 반발력이 생겨 이 근육들을 지나가기 때문에 이런 반발력을 극복하기 위해서 더 강한 신장성 수축이 필요하게 된다. 그런데 근육들은 반복적인 신장성 수축에 적합하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방식의 수축이 강요되면 손상이 일어나기 쉽다. 이런 훈련은 몸이 만들어지지 않은 초보자들에게는 익숙하지 않는 훈련 그 자체가 단일 원인이 될 수 있지만, 몸이 만들어진 주자들에게는 훈련의 강도와 양이 갑자기 변할 때, 예를 들어 언덕훈련과 속도훈련을 같이 하거나 오래 쉰 후에 갑자기 훈련을 할 때 나타날 수 있다.

한 번 훈련이 끝나면 혈액 속의 효소들에 변화가 올 수 있는데, 첫 8~24시간에 초고치를 기록하며, 효소치가 최고수준에 도달한 24~48시간 사이에 지연성 근육통도 최고수준에 달하여 5~7일 후에 소실된다. 이런 변화를 일시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특별한 처치없이 그냥 넘어갈 수 있다.

종아리 당김은 종아리 근육의 과긴장, 테니스다리 혹은 족저건파열이라고도 한다.
비복근이나 가자미근 중에서 나타나며, 훈련의 강도나 종류가 평소 적응하고 있는 자신의 능력수준을 벗으날 때 발생하며, 근육이 과도하게 당겨져서 아킬레스 건과 떨어져 분리되면서 통증이 나타난다. 주자들이 달리는 도중 어디서 돌이 날아와 뒤꿈치에 맞는 느낌을 가지거나, 기타줄이 끊어지는 것처럼 '텅'하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워밍업이 충분하지 못했거나 언덕훈련을 너무 과도하게 하거나 스트레칭시 너무 과도하게 당길 때, 거리를 갑자기 급격하게 많이 늘일 때 경험할 수 있다.

족저건은 비복근과 함께 뒤꿈치를 들어 발을 쭉 뻗게(족저굴곡) 하고, 무릎을 굴곡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족저건에 문제가 생기면 무릎 뒤쪽의 오금 부위나 종아리 윗부분에 통증이 생긴다. 테니스 경기에서 서브를 하거나 골프 스윙, 혹은 빠르게 달리려고 발목을 '강하게 족저굴곡' 시킬 때 종아리에 누가 뒤에서 돌을 던져 맞은 느낌이나 통증이 생기면 족저건 부상일 가능성이 높다. 걷거나 달릴 때 발을 앞으로 뻗으면 괜찮지만, 발을 몸통 쪽으로 들면(족배굴곡) 통증이 악화된다.

치료는 급성기에는 스트레칭도 하지 말고, 무릎을 구부리고 발은 아래로 구부리는 까치방 형태의 족저굴곡 상태를 유지하며 휴식하고, 얼음찜질을 한다. 부종이나 통증이 심한 경우 부목고정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되며, 전체적으로 2~3주정도 지나면 완쾌되어 다시 운동을 시작할 수 있지만, 완전히 파열되면 4개월까지 걸리기도 한다.

통증이 없어지고 운동범위가 최대한으로 회복되면 점차 근력강화훈련과 지구력강화훈련을 실시하고, 운동의 시작과 끝에는 반드시 스트레칭과 유연운동을 실시하는 것이 족저건과 비복근의 부상을 방지해 준다.

다리근력을 강화시키고 유연성을 강화시키기 위한 스트레칭을 소개한다.
1.비복근 스트레칭
두 발을 전방으로 향하게 한 상태에서 서로 50~90cm 벌리고 서서 뒷 다리는 뒤꿈치가 지면에 붙은 상태에서 쭉 펴고 앞쪽 다리는 무릎에서 굽힌다. 통증이 오지 않는 정도에서 20~30초 유지하고 발을 바꾸어 2~3회 반복한다. 하루 수 회 실시하는 것이 좋고 달린 후 단 한번의 스트레칭으로 종아리를 풀어주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2.정강이 들기
의자나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아 발을 바닥이 닫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떨어뜨린 상태에서 양말에 동전같은 물건들을 채워 발등에 단 상태에서 발목을 구부려 발을 올렸다 내렸다 한다. 또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한 발로 반대편 발등을 누른 상태에서 아래쪽 발을 위로 밀어 올린다.

3.뒤꿈치 및 발가락으로 걷기
전족부나 뒤꿈치로 방을 가로지른 다음 발가락끝으로 서서 뒤로 되돌아오는 것을 반복한다. 이 훈련으로 다리 근육 전체를 강화시켜 구획증후군을 예방하고 다리 근육들이 더 많은 운동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게 된다.

4.앉아서 종아리 들기
바로 선 자세에서의 뒤꿈치 들기로 비복근을 강화시키기는 쉽지만, 가자미근을 훈련시키기 위해서는 의자에 앉아서 하거나 무릎을 굽힌 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들기는 '셋' 셀동안 하고 내리기는 천천히 '다섯'을 셀 동안 천천히 내려야 근육이 충분히 훈련이 된다.

5.구획 스트레칭
바로 서서 한 쪽 다리 무릎을 굽혀 뒤꿈치가 엉덩이에 닿게 당기는데(대퇴사두근 스트레칭처럼), 이 때 중요한 것이 발목을 잡지 말고 발등을 잡아야 구획스트레칭이 제대로 이루어진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