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암 셔틀버스 정류장을 수배하는데 약간의 어려움을 겪었지만 알고보니 산 입구에 위치해 있다. 시내버스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탄다. 주말 아침이라 도로가 한산하다. 거침없이 달려 매점에 도착하니 8시를 약간 넘기고 있다. 1시간여를 기다려 버스와 일행을 만난다.

원득봉 아래에서 하차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시그널과 함께 좁은 등산로가 눈에 띈다. 쉽게 찾을 수 없겠다. 몇 걸음 옮기자 숲에 머금은 아침 이슬로 옷이 흥건히 젖는다. 예전에 옆을 지나치면서 전설처럼 들었던 벼락맞은 바위가 있는 원효암을 들러 절 탐방과 벼락맞은 바위의 부처님 상도 직관한다.

원효산 자락에서 안개인지 구름인지가 갑작스레 몰려온다. 비 소식에 걱정이 앞선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고 안개로 사방이 휘감긴다. 원효산에 올랐건만 주변 경관은 보이지 않고 인근조차 분간이 안된다. 아이스께끼를 파는 아저씨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일뿐이다. 원효산 정상을 지나 평탄한 내리막 능선에서 스피드를 올린다. 지도상 거리가 확 늘어나고 있다. 천성산까지는 물 한모금 마시고 한 달음에 다다른다. 천성산 정상은 바람이 세게 분다. 정상의 한 켠에 명당을 잡고 점심을 먹는다. 산에서 먹는 도시락 맛이 요즘은 예전만 못하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날씨가 무더워서인지 식욕이 떨어진 건 맞다. 얼린 냉커피 맛이 최고다.

이제 내리막 길이라 예상한다. 햇빛이 비추면서 여름 낮의 더위가 방해를 하면서 거리가 생각만큼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주남고개에서 만난 분의 수박을 권한다. 냉장 수박의 시원함과 달콤함으로 잠시나마 더위를 날린다. 묘를 이장하시는 분들이 음식을 나누어 먹는 듯하다. 감사를 표하고 정족산으로 길을 재촉한다. 정족산까지는 4개의 작은 봉우리를 올라야 한다. 정족산에서 정상에서 부는 바람은 힘겹게 땀을 흘린 산행의 도단함을 보상하기에 충분하다. 지나온 산행 코스를 한 눈에 바라보면서 달콤한 휴식을 취한다.

솔밭산 공원묘지의 가파른 콘크리트 길을 지나 통도사파인CC까지의 구간이 생각처럼 만만치 않다. 날은 저물어가면서 마음만 급하고 체력은 떨어져 지칠 시간이다. 조금 가까운 거리를 위해 골프장내 도로를 접어든게 실수다. 골프장 도로는 계속 오락가락 하면서 나가는 길을 내어주지 않는다. 코스를 섭렵하면서 골프장 안을 한참 걸어다녀야한다. 계획한 동부마을이 아닌 초산마을에서 산행을 종료한다.

동행:김순애,김경애,나(3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