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한가운데 중복의 7.22일 토요일 심야 23시.
2017 해피레그 울트라 마라톤을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참가하게 되었다.
50km라는 풀코스를 능가하는 거리가 그간의 미흡한 연습상태로 부담이 되긴 하지만 지난 대회에서 접할 수 있었던 한여름밤 장거리 러닝을 통하여 느낄 수 있었던 본 대회만의 특별한 매력으로 올해 다시금 대회를 접수하게 되었다.
대회 일주일 전 장마비가 내리는 주말에 레포츠센터 트레드밀에서 20km 정도를 LSD한 것이 이번 대회 연습의 전부 였는데 그마저도 연습 후 왼쪽 아킬레스 건의 통증으로 몇 일간 대회 참가를 고민하게 되는 요인이 되었다. 금요일 부터 통증이 사라지자 다시금 대회참가를 하는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대회 당일이 되니 장거리 연습의 부족으로 완주에 대한 부담이 많이 되었다.
하지만 마포대교에서 한강을 동(東)으로 암사까지 25km를 달리고 반환하여야 하는 코스의 특징으로 25km 까지만 가면 어찌하였든 돌아와야 하기에 혹시라도 아킬레스건 통증이 재발하여 달릴 수 없을 지경이라면 택시라도 타고 오자는 생각으로 허리쌕에 신용카드 한장을 넣고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풀코스를 능가하는 거리의 울트라 마라톤이지만 이번에는 울트라 배낭은 하지 않았다. 카보샷 2개와 500mm 생수한통 그리고 핸드폰은 예전에 대회에서 받은 허리쌕 만으로도 충분이 가능하였다. 이번 대회의 상위 입상자들을 주로에서 반환하여 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들의 특징은 몸에 특별한 부착물을 갖추지 않고 달리고 있었다. 배낭도 허리쌕도 모자도..
23시가 되자 300여명 내외의 참가자들이 마포대교 교각아래에 집결을 하였고 불필요한 대회 행사진행도 출발 총성도 없이 정시에 맞추어 붉은색 경광등의 신호에 따라 한강을 역류하는 한여름밤의 울트라 마라톤이 시작이 되었다.
출발시의 기상조건은 2km도 못가서 온몸을 땀으로 적시어준 작년대회보다는 수월한 상태였다. LSD 수준의 속도로 초반의 무리들과 어우러져 한강철교아래를 지날때 막차를 향해 달리는 심야전철의 길다란 하얀불빛이 한강을 가로 지르고 있었다. 막차가 끊기고 새로운 날의 첫차가 시작될쯤 오늘의 울트라 레이스가 종료될 것이다.
출발의 대열이 어느정도 비슷한 페이스끼리 무리지어지는 자정쯤 한강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한두 방울 시작되던 비는 얼마안가 제법 굵은 빗방울로 변하여 러닝화를 적시기에 충분하였다. 대회 초반에 물에 젖은 러닝화로 달리는 것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가녀린 비는 어느정도 대회에 활기가 되는데 빗방울이 굵어지니 달리는데 여간 부담스런운것이 아니다. 이대로 대회를 포기할까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이었다. 30-40여분의 비가 내리고 빗줄기가 잦아들 때쯤 잠실구간에 들어서게 되었다. 10km 이후부터 출발점에서 가져온 생수는 바닥이 났고 한강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음수대에서 아리수를 받아 마시며 달리기 시작하였다. 저녁식사를 늦게 하여서인지 위산이 역류되어 신물이 넘어오는데 달리는데 영 거북하였다. 그때 마다 물을 마셔주면 식도의 쓰라린 느낌이 잦아들기는 하는데 지속적으로 반환점까지 증상이 반복되어 곤혹스러웠다. 종합 운동장 인근에서 느닺없이 급수대를 만나게 되었다. 주최측에서 반환점 외에는 급수대가 없다고 하였고 작년에도 그러하였는데 알고보니 우리마라톤에서 자체적으로 준비한 급수대 였다. 급수대에서 공급하는 물은 시원한 냉수로 열대야의 갈증을 한방에 잊게하여 주는 효과가 있었다. 반환하여 돌아가는 주자들까지 급수를 하여주신 우리마라톤 관계분들에게 감사인사를 드린다.
이제 남은 한강의 다리는 잠실대교 잠실철교 올림픽대교 천호대교 광진교 그리고 암사대교 이다. 비가 그치고 잠실이후 구간은 인적도 없고 비교적 조명도 어두운 구간이 이어진다. 춘천마라톤으로 향하는 이른 새벽처럼 안개가 어스름에 드리운 한강의 주로는 제법 운치있는 구간이기도 하였다. 암사 생태공원에서 암사대교까지 페이스가 비슷한 러너와 같은 호흡으로 달리니 어느정도 스피드가 이어졌다. 운치있던 주로도 끝없이 이어지며 반환점이 나오지 않으니 지쳐가기 시작한다. 암사대교를 지나 얼마간을 달려가서야 고대하던 오르막이 나타났다 . 한강주로에서 보기드믄 언덕의 구간이지만 저 언덕 꼭대기에 반환점이 있다는 것을 지난대회의 경험으로 알고 있다.
2시간 45분만에 반환점에 도착하였다. 이제 완주는 할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수박화채와 물을 공급하는 반환점은 지난 대회보다는 다소 지원품목이 적었지만 주로상에 오아시스 같은 급수대였다. 수박화채를 몇컵을 들이키고 나니 또 새로운 귀로의 힘이 생긴다.
이제는 달려온 거리보다 달릴 거리가 짧다. 반환 후 4km 정도 까지 후속 주자들을 볼 수 있었다. 다들 힘겹게 달리거나 걷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힘들지만 반환하여 달려가는 주자들에게 화이팅을 잊지 않고 외쳐 주기도 한다. 이제 부터는 한강의 다리들과의 싸움이다. 1km 혹은 2km 정도의 간격으로 접하게 되는 멀리 한강의 흐름과 수직으로 교차하는하얀 차량의 불빛으로 인식되는 다리까지 달리고 걷자가 목표가 되었다. 교각 아래 도로에는 다음번 다리까지의 거리가 표시되는데 그것이 새로운 목표의 거리가 되었다. 1.1km, 2.2km, 900m ...
걷고 뛰고 음수대 급수하고, 걷고 뛰고 음수대 급수하고 세단계 주기를 무한반복하며 여의도를 향해 달리었다. 인적이 전혀 없는 노량대교 아래의 달리기는 해피레그 울트라 대회에서만 경험할수 있는 엄숙하고 정제된 분위기의 자기에게만 집중할수 있는 특별한 경험의 구간이다. 길게 뻗은 젯빛교각 아래의 나트륨등 주로는 오롯이 혼자만의 공간이자 상념의 주로가 되어 준다. 끝이 없이 길고 고요한 노량대교를 지나자 웅장한 63빌딩의 모습이 여의도를 알려주었다. 남은 거리 2km 정도..
멀리 시각장애인과 도우미가 끈으로 연결하여 달리는 주자들이 보인다. 걷고 있다. 도우미도 제촉하지 않고 함께 걸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골인지점인 마포대교가 가까워 지니 이미 완주한 주자들이 레이스를 마치고 응원을 하여 준다. 응원소리에 목례로 인사를 하고 마지막 결승점을 통과하였다.
6시간 15분.
올해는 완주가 정말 힘들줄 알았는데 어쨌든 완주를 하였다. 포기하지 않은 마라톤은 언제나 뿌듯하다.
기록은 작년보다 15분 이상 저조 하지만 한여름밤 시작하여 새벽까지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은 완주 후 느끼는 만족감이 주간의 대회보다 더욱 큰 느낌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밤을 지세우며 한여름밤의 꿈 같은 대회를 만들어준 해피레그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2017 해피레그 울트라 마라톤을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참가하게 되었다.
50km라는 풀코스를 능가하는 거리가 그간의 미흡한 연습상태로 부담이 되긴 하지만 지난 대회에서 접할 수 있었던 한여름밤 장거리 러닝을 통하여 느낄 수 있었던 본 대회만의 특별한 매력으로 올해 다시금 대회를 접수하게 되었다.
대회 일주일 전 장마비가 내리는 주말에 레포츠센터 트레드밀에서 20km 정도를 LSD한 것이 이번 대회 연습의 전부 였는데 그마저도 연습 후 왼쪽 아킬레스 건의 통증으로 몇 일간 대회 참가를 고민하게 되는 요인이 되었다. 금요일 부터 통증이 사라지자 다시금 대회참가를 하는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대회 당일이 되니 장거리 연습의 부족으로 완주에 대한 부담이 많이 되었다.
하지만 마포대교에서 한강을 동(東)으로 암사까지 25km를 달리고 반환하여야 하는 코스의 특징으로 25km 까지만 가면 어찌하였든 돌아와야 하기에 혹시라도 아킬레스건 통증이 재발하여 달릴 수 없을 지경이라면 택시라도 타고 오자는 생각으로 허리쌕에 신용카드 한장을 넣고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풀코스를 능가하는 거리의 울트라 마라톤이지만 이번에는 울트라 배낭은 하지 않았다. 카보샷 2개와 500mm 생수한통 그리고 핸드폰은 예전에 대회에서 받은 허리쌕 만으로도 충분이 가능하였다. 이번 대회의 상위 입상자들을 주로에서 반환하여 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들의 특징은 몸에 특별한 부착물을 갖추지 않고 달리고 있었다. 배낭도 허리쌕도 모자도..
23시가 되자 300여명 내외의 참가자들이 마포대교 교각아래에 집결을 하였고 불필요한 대회 행사진행도 출발 총성도 없이 정시에 맞추어 붉은색 경광등의 신호에 따라 한강을 역류하는 한여름밤의 울트라 마라톤이 시작이 되었다.
출발시의 기상조건은 2km도 못가서 온몸을 땀으로 적시어준 작년대회보다는 수월한 상태였다. LSD 수준의 속도로 초반의 무리들과 어우러져 한강철교아래를 지날때 막차를 향해 달리는 심야전철의 길다란 하얀불빛이 한강을 가로 지르고 있었다. 막차가 끊기고 새로운 날의 첫차가 시작될쯤 오늘의 울트라 레이스가 종료될 것이다.
출발의 대열이 어느정도 비슷한 페이스끼리 무리지어지는 자정쯤 한강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한두 방울 시작되던 비는 얼마안가 제법 굵은 빗방울로 변하여 러닝화를 적시기에 충분하였다. 대회 초반에 물에 젖은 러닝화로 달리는 것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가녀린 비는 어느정도 대회에 활기가 되는데 빗방울이 굵어지니 달리는데 여간 부담스런운것이 아니다. 이대로 대회를 포기할까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이었다. 30-40여분의 비가 내리고 빗줄기가 잦아들 때쯤 잠실구간에 들어서게 되었다. 10km 이후부터 출발점에서 가져온 생수는 바닥이 났고 한강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음수대에서 아리수를 받아 마시며 달리기 시작하였다. 저녁식사를 늦게 하여서인지 위산이 역류되어 신물이 넘어오는데 달리는데 영 거북하였다. 그때 마다 물을 마셔주면 식도의 쓰라린 느낌이 잦아들기는 하는데 지속적으로 반환점까지 증상이 반복되어 곤혹스러웠다. 종합 운동장 인근에서 느닺없이 급수대를 만나게 되었다. 주최측에서 반환점 외에는 급수대가 없다고 하였고 작년에도 그러하였는데 알고보니 우리마라톤에서 자체적으로 준비한 급수대 였다. 급수대에서 공급하는 물은 시원한 냉수로 열대야의 갈증을 한방에 잊게하여 주는 효과가 있었다. 반환하여 돌아가는 주자들까지 급수를 하여주신 우리마라톤 관계분들에게 감사인사를 드린다.
이제 남은 한강의 다리는 잠실대교 잠실철교 올림픽대교 천호대교 광진교 그리고 암사대교 이다. 비가 그치고 잠실이후 구간은 인적도 없고 비교적 조명도 어두운 구간이 이어진다. 춘천마라톤으로 향하는 이른 새벽처럼 안개가 어스름에 드리운 한강의 주로는 제법 운치있는 구간이기도 하였다. 암사 생태공원에서 암사대교까지 페이스가 비슷한 러너와 같은 호흡으로 달리니 어느정도 스피드가 이어졌다. 운치있던 주로도 끝없이 이어지며 반환점이 나오지 않으니 지쳐가기 시작한다. 암사대교를 지나 얼마간을 달려가서야 고대하던 오르막이 나타났다 . 한강주로에서 보기드믄 언덕의 구간이지만 저 언덕 꼭대기에 반환점이 있다는 것을 지난대회의 경험으로 알고 있다.
2시간 45분만에 반환점에 도착하였다. 이제 완주는 할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수박화채와 물을 공급하는 반환점은 지난 대회보다는 다소 지원품목이 적었지만 주로상에 오아시스 같은 급수대였다. 수박화채를 몇컵을 들이키고 나니 또 새로운 귀로의 힘이 생긴다.
이제는 달려온 거리보다 달릴 거리가 짧다. 반환 후 4km 정도 까지 후속 주자들을 볼 수 있었다. 다들 힘겹게 달리거나 걷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힘들지만 반환하여 달려가는 주자들에게 화이팅을 잊지 않고 외쳐 주기도 한다. 이제 부터는 한강의 다리들과의 싸움이다. 1km 혹은 2km 정도의 간격으로 접하게 되는 멀리 한강의 흐름과 수직으로 교차하는하얀 차량의 불빛으로 인식되는 다리까지 달리고 걷자가 목표가 되었다. 교각 아래 도로에는 다음번 다리까지의 거리가 표시되는데 그것이 새로운 목표의 거리가 되었다. 1.1km, 2.2km, 900m ...
걷고 뛰고 음수대 급수하고, 걷고 뛰고 음수대 급수하고 세단계 주기를 무한반복하며 여의도를 향해 달리었다. 인적이 전혀 없는 노량대교 아래의 달리기는 해피레그 울트라 대회에서만 경험할수 있는 엄숙하고 정제된 분위기의 자기에게만 집중할수 있는 특별한 경험의 구간이다. 길게 뻗은 젯빛교각 아래의 나트륨등 주로는 오롯이 혼자만의 공간이자 상념의 주로가 되어 준다. 끝이 없이 길고 고요한 노량대교를 지나자 웅장한 63빌딩의 모습이 여의도를 알려주었다. 남은 거리 2km 정도..
멀리 시각장애인과 도우미가 끈으로 연결하여 달리는 주자들이 보인다. 걷고 있다. 도우미도 제촉하지 않고 함께 걸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골인지점인 마포대교가 가까워 지니 이미 완주한 주자들이 레이스를 마치고 응원을 하여 준다. 응원소리에 목례로 인사를 하고 마지막 결승점을 통과하였다.
6시간 15분.
올해는 완주가 정말 힘들줄 알았는데 어쨌든 완주를 하였다. 포기하지 않은 마라톤은 언제나 뿌듯하다.
기록은 작년보다 15분 이상 저조 하지만 한여름밤 시작하여 새벽까지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은 완주 후 느끼는 만족감이 주간의 대회보다 더욱 큰 느낌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밤을 지세우며 한여름밤의 꿈 같은 대회를 만들어준 해피레그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