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42.195를 달리는 코스

새벽네시반쯤 빵으로 간단히 식사를 하고
출발지인 Kuhmontie까지 200Km를 버스로 이동하여
스트레칭하고 8시쯤 출발~

출발전에 주의할 점을 알려주는데
반환점인 핀란드와 러시아의 경계선을 넘어
단 한발자국이라도 러시아 영토로 발을 내딛으면
러시아 군인이 체포하여 최소 2주~1년간 억류된다하니
절대로 국경선에서 장난으로라도 넘어가지말라는 것이었다.

전날..
산모기한테
엄청나게 물렸던 경험으로
해충기피제를 챙겨 배낭에 넣은 후
발 수술한 곳이 피부가 약해서 행여나 상처가 나면 균이 침범 해
심각한 상태가 될까봐 달리기 첫날부터 30여분의 시간을 소요하여
발바닥은 쿨파스로 덮고, 수술상처부위에는 면거즈를 덮고
방수테잎을 붙인 후
다시 키네시오 테이프로 단단히 동여매고는 주로로 향했다.

맑은공기와 울창한 숲,
드높은 하늘, 탁트인 공간에서 신나게 달리다보니
초반에는 내가 거의 선두 그룹쪽이다.
아따끔씩 헤이키 란타님이 자전거로 주자들을 챙기며
주로를 탐색하고 계시며 손을 흔들어 주시고~~
이번 대회에 헤이키란타님의 모든 가족, 친구, 친척이 총 동원 되었다.
큰아들 유호씨는 어제부터 드론으로 레이스 장면을 찍고 있는 듯~
그런데 주로가 거의 울퉁불퉁 자갈밭 임도길이다보니
달리기가 정말 불편하기 그지없네.
설상가상으로 전날밤 변비가 있다고 했더니만
같은 방을 사용하던 장흥의 울트라여전사 문**님이
변비약을 주어서 받아 먹은게 이제서야 신호가 오기 시작하고..ㅠㅠ
대여섯번의 배설이 나를 꼴찌주자로 전락시킨다.
왜냐면 한번 숲으로 향할 때마다 배낭 벗고 해충기피제부터 뿌리랴,
사타구니 쓸리지말라고 문**이 조언해 준 스포츠타올 덧 댄것 챙기랴
시간소요가 정말 상당하다.
핀란드 주로에는 화장실이 따로 없었다.
안내하시는 말씀이 촉촉한 이끼를 한덩이
쑥 뽑아 올리고 배설을 한다음
다시금 그 이끼를 덮어주라고 설명하셨다..ㅎㅎ
한참을 가다보니 발바닥에 붙인 쿨파스가
뽀족한 돌자갈길을 달리다보니 쭉쭉 미끌리면서
한쪽으로 쏠려 통증이 생겨 또 그 파스 떼어내랴...@@@
결국 반환점인 러시아 경계선에 다다르자 핀란드 최고의 낙하산 교관인
헤이키 란다님의 친구 칼레씨가 체크포인트 제한시간에 임박하다며
완주가 어려우니 회수차를 탈 것을 권장한다.
정말 맥이 탁 풀린다.
축 처진 어깨를 하고 회수차에 오르려고 하니
그곳에는 나와 동갑내기인 김**님이 주로의 험란함을 예상하지 못하고
얇은 운동화를 신고 달리다가 발바닥에 불붓 듯한 따가움을 참지 못해
달리기를 포기하고 회수차에 올라있다.
기왕 늦었는데 러시아 경계선에서 사진이나 찍고 가자고 요청 해 살짝 경계선안쪽까지~
(누군가가 거기까지는 괜찮다고 했대나.그래도 방심하다 잡혀가면 안되니 후다닥 나옴)
우리나라가 처한 경계상황하고는 사뭇 다른점이 있다.
그냥 진입금지 철제 대문같은 막대기가 진입을 못하도록(길 전체를 막지도 못한 채)
가로로 놓여있었다.
회수차에 올라 십여키로를 달려 급수자봉지에서 내려 간식 좀 챙겨 먹고 물 먹고
다시 달려보여했지만 달려지지않네..첫날에이어 두번째날까지 포기가 되니 의욕상실..ㅎㅎ
한시간반갸량을 걷다가보니 헤이키란타님의 둘째아들부부인 레오와 민서씨가 급수 자봉을
끝내고 다가오더니만 제한시간과 더불어 다음코스로의 이동시간이 촉박하니 차에 타라고하네.
출발지와 피니쉬인 그곳은 러시아와 전쟁이 있었던 곳이며 핀란드의 전승지로
우리나라에서 보던 흔하디 흔한 동상이나 기념탑하나 세워져 있지않았지만
오천의 소수 열세인 핀란드 군사로 러시아군 오만명을 물리쳤다는 전적지로서
죽은 군인들의 수만큼 큰 돌들만이 여기 저기 흩뿌려져 있었다. 무언가 가슴이 뭉클했다.
그 기념관 식당에서 핀란드식 고기야채스프와 샐러드, 빵등의 음식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이동~
(그런데 나보다 뒤쪽에서 달리던 권**님은 회수차를 타지않고 끝까지 달렸단다,
나도 그냥 고집을 피우고 달려볼 껄 그랬나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ㅎㅎ)
늦은 점심을 먹고 다음 날 출발지인 Partaharju까지 남쪽으로 380여Km를 이동하기위해
버스에 몸을 싣는다.
숙소에 도착하니 어둑어둑하고 내일을 위해 조금 더 자기 위해 바삐 움직인다.
하루에 겨우 세시간정도 자는게 전부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