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초 안성마라톤 대회 10km 를 마지막으로 그간 대회 참가 없었다.
훈련도 그리 없었고...테니스에 집중한다고 시합도  테니스로
주로 다니고...덕분에 느낌도 무겁고 힘도 들었다.

년말 곰곰 생각해 보니 외려 달리기를 좀 더 많이해 줄  때
테니스도 더 잘될 것으로 판단이 되어
훈련을 늘리기로 한다.

금산 가는 아침...겨울 치고는 습한 기운이 있어
고속도로 주변 야산이 온통 상고대 천지다.
조금만 더 추웠다면 전일의 습기로 인한 상고대가 정말 멋졌을텐데...
하는 상상에 멋진 상고대 모습을 마음속에 찍으며 금산에 도착한다.

엑스포 삼거리에 주차장을 멋지게 꾸며 놓았다.
이제 도로를 가로 지르지 않고 바로 대회장에서 모든 진행을 하게끔 되었다.
나날이 발전해 가는 지방 중소도시의 인프라의 모습들에서 우리나라의 대단한 위상을 본다.
하지만 가끔은 좀 너무 투자가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시골이라 거의 사용 빈도가 없을텐데 이렇게까지 투자해야만 할까? 하는 생각들~~

잠깐의 몸풀기 후 전종목 동시에 출발~~
스피드 훈련을 안 한탓이라 중간 정도에서 출발을 하고
조금씩 속도를 올려 따라 잡아 본다.

코 잔등에 싸한 바람이 느껴지지만 영하2-3도의 기온이라 다행히 그리 춥지는 않고
하프 반환이후엔 기온이 더 올라갈터이니 레이스엔 좋은 환경인 듯하다.
생각처럼 몸은 죽죽 나아가지질 않고 허벅지의 뻐근함은
갈길 바쁜 맘에 우울만 더해준다.

이번 대회는 5km 네번 순환이라 10km 팀들 반환후 조금 더 가서 일차 반환을 하고
다시 골인점에서 한번을 더 다녀와야 한다.
구간 순환 코스는 힘차게 레이스 펼칠 땐 유리하지만
의욕이 떨어질 때 쉽게 포기할 수 있어 상당히 조심해야만 한다.

골인점에 다다르기 직전 무거운 다리는 포기할까? 말까? 많은 망설임으로 유혹하고
그래도 훈련에 목적을 둔 하루였으니 끝까지 가보자고 맘을 추스리고
돌아 나온다.

날씨도 조금 더 풀리고 햇볕도 나와주고
조금 달리기에 우호적 여건이 조성되니 그런대로 뛰는데 무리가 덜해진다.
힘이 들드라도 달리기는 앞만 보고 뛰는게 최상이다.
뒤를 돌아 본다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고...좌우를 살피는 것 또한 별로 권장할만한 것이 못 된다.

우리는 인생을 논할 때, 자신의 삶을 표현할 때
앞만 보고 달렸노라고...그래서 뒤 돌아볼 여유가 없었노라고...
얘기하는 것을 종종 본다.

하지만...다시금 재 해석해 보면...표현의 은유일 뿐 사실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려 왔을리가 없다.
그만큼은 집중적 노력이었다면 지금쯤 회한의 회상이 필요치 않을터이고
목표치에 그만큼 다가섰기에 여유가 많이 있을터이기 때문이다.

달리기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자주 회자된다.
풀코스 기나긴 거리를 달리는 내내 일어나는 희노애락의 현상들이
인생의 긴 여정속에서 일어나는 것들과 유사하기에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달리는 와중엔 앞만 보고 달리는게 사실 더 편하다는 관점에서 보면
인생도 앞만 보고 달리는게 더욱 좋을 것이다는 관점과
일맥 상통하게 된다.

과거, 현재, 미래...
시간의 관점을 어떻게 해석하는냐에 따라
우리의 마음은 그것을 즐거움으로 받아 들이느냐? 괴로움으로 받아 들이느냐?
하는 기로에 서게 된다.

그나마 포기 하지 않고 앞만 보며 달려 골인하니 목표한 25분 언더엔 성공을 하고
4구간 거의 고른 페이스라 이제 스피드 훈련에 좀 더 집중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 온다.